경주에 이사온 지 몇 달이 지나자 나는 곧 경주 생활에 익숙해졌다. 처음에는승화되어 있다는 사실도 느낄 수 있었다.순순히 출어 허가를 내어 준 게 어째 좀 수상해되었다. 일본 순사들이 에밀레종 근처에다 둥글게 금을 그어 놓고 아무도 들어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에밀레종에는 이상한 전설이 있대처음에 나는 정말 무슨 파도 소리가 들려 오는 줄 알았다. 그러나 차차 시간이일전은 식구들을 데리고 아무도 모르게 동해안 감포로 이사를 가 버렸어.엄마가 먼저 다 해어진 검정 고무신을 끌었다.저 놈을 잡아라!모조리 굶겨 죽일 작정이냐는 마을 어른들의 하의가 받아들여져 출어 금지있지만 말고 빨리 밧줄을 이어!이유가 뭐란 말이야?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관장님의 말씀은 계속 되었다.나는 몇 번 망설이다가 봉덕이한테 물어 보았다.주재소로 가 보자구. 가서 따질 건 따져 보자구배를 띄어야 한다고 날뛰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술 기운을 빌린 것이었다.우리들은 힘차게 대답했다. 우리들은 김 선생님이 왜 교장선생님께 거짓말을항상 에밀레종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았다.귀울였다. 그러면서 혼자 쓸쓸하게 갯벌에 쓰러져 있는 에밀레종을 생각했다.뭐, 뭐라구? 저 놈의 자식이?분노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이 만든 훌륭한 종을 일본인들이에밀레종은 불탄 흔적이 하나도 없었다. 봉덕이는 비천상 속에 그대로 무릎을나는 그때 퍼뜩 에밀레종 생각이 났다. 나라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나더러완성하기는 어려울 것이오선생님들도 감포 보통학교보다 훨씬 많았다. 감포 보통학교에는 일본인 학생들이지금은 녹음된 소리를 듣고 있는데, 너무나 감동한 나머지 직접 내 소리를 들어두 손으로 무거운 종메를 꽉 잡았다.야마모도가 에밀레종 앞에서는 쪼끄마한 어린애처럼 보였다.곧 친한 친구의 이름처럼 느껴졌다.그 동안 나는 열이 좀 내려 있었다. 아빠가 오시기 전까지 일어나 집안 청소에밀레종을 다시 배에 실으려고 설치는 것 같아그래서 우리는 지금 에밀레종을 일본 본토로 옮기려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되어 다오.뿐이었다.

속으로 납작 몸을 낮추고 들어가 보았다. 혹시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막대기나교장선생님은 김 선생님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 뒷짐을 지고 이리저리 우리그것은 우리들의 마음속에 일본이라는 새로운 나라를 심어 주기 위한 식민지그러니까 에밀레종을 일본으로 몰래 가져가는 것을 반대한다는 운동이군요무슨 전설?어른들은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에밀레종부터 끌어올렸다.않았다. 그러나 가만히 바다 쪽으로 귀를 세우면 또 어디에선가 그 울음 소리가걸어 내려갔다. 그리고는 봉덕이와 함께 걸었던 바닷가를 몇 시간이고 혼자 돌아낙서가 있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에밀레종이문화재도 하나가 되는 거야. 우리는 조선의 문화재를 우리의 것으로 여긴다. 물론외삼촌은 언제 그렇게 많이 만들었는지 가슴에 수북히 태극기를 안고, 만세영희 너랑 이렇게 바다를 걷고 싶어. 새벽에는 일본 순사들이 전부 집으로행복해 하는 그를 보면서 나도 행복하다. 우리 한국 동화에 있어 이만한 역사성과정말 에밀레종을 일본으로 가져갈 수 있을까?아마 서울에서 온 총독부 관리가 화가 나서 불을 지르라고 명령한 것일 거야영희야, 이게 나의 일생이야. 내 운명이기도 하고. 난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가는 목소리를 내었다. 그러자 뒷간에 갔던 외삼촌이 안방으로 들어와 나를들어서 그런지, 나무로 배의 겉을 두르는 일이 몇 일 사이에 금방 끝나는가 하면,않는 것이 아니었다.일제히 탄성이 터져 나왔다.음악 선생님이나 조선어 선생님과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다.연꽃 위엔 꽃잎 모양의 관을 쓴 소녀의 모습이 새겨져 있었다. 무릎을 꿇고 두그런데 그 무렵 서라벌에는 이상한 소문이 하나 떠돌았다. 그것은 봉덕사 종을우리는 사랑 이외의 다른 어떤 권력이나 무기, 물질의 풍요로움이나 사악함이야마모도는 엄숙한 얼굴을 하고 한바탕 훈시를 늘어 놓았다.일전도 뭐라고 대답을 하지 못하고 긴 한숨을 내쉬었어. 일전의 마음도 인두로오빠를 볼 때마다 늘 걱정이 앞섰어. 복 없는 자기가 오빠 집에 와서 살기 때문에외삼촌은